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감염성 기침질환입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백일해, 폐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있습니다. 해당 질환들은 모두 초기에는 단순 감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빠르게 악화되어 생명을 위협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백일해, 폐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의 증상과 전염 경로, 위험성, 예방 방법까지 비교하며 각 질환의 특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감염성 기침질환 백일해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퍼투시스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며 특히 영유아와 어린이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전염병입니다. 이 질환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기침이 무려 100일 가까이 지속될 수 있을 만큼 심하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전염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공간에서는 단 한 명의 감염자만 있어도 빠르게 여러 사람에게 퍼질 가능성이 크며 종종 지역 사회 내 유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감염 초기에는 일반적인 감기와 매우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며 콧물, 재채기, 미열, 가벼운 마른기침이 나타납니다. 이 시기를 카타르기라고 하며 약 1~2주 정도 지속됩니다. 이후 본격적인 기침 발작이 나타나는 시기로 접어들게 되면 기침이 짧고 반복적으로 이어지다가 숨을 들이쉴 때 ‘흡’ 하는 고유한 소리가 동반되며 이를 ‘흡기성 기침’이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발작적인 기침은 수 주에서 수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들은 기침 중 구토를 하거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가장 주의가 필요한 대상은 바로 생후 12개월 미만의 영아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면역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감염되었을 때 호흡곤란, 무호흡, 청색증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심할 경우 폐렴이나 뇌손상,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백일해는 어린이뿐 아니라 면역이 약해진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모든 연령층에서 예방이 중요합니다. 백일해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입니다. DTaP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4회에 걸쳐 기본 접종을 받고 이후 추가 접종을 통해 면역을 강화하게 됩니다. 또한, 청소년기 이후나 성인의 경우 면역력이 점차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Tdap 백신을 통해 주기적인 면역 보강이 필요합니다. 특히 임산부는 임신 중 Tdap 백신을 접종하면 신생아에게도 일시적인 면역이 전달되어 생후 초기 감염을 예방할 수 있어 적극 권장됩니다. 백일해는 증상이 시작되면 치료가 쉽지 않고 완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빠른 진단과 적절한 격리를 통해 전파를 차단하고 마크롤라이드계 항생제 등의 약물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기침 예절을 지키며 유행 시기에는 사람 많은 곳을 피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도 백일해의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폐렴
폐렴은 폐 조직, 특히 폐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다양한 병원체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세균성 폐렴 외에도 바이러스성, 마이코플라즈마성, 진균성 폐렴 등 여러 형태가 있으며 각각의 원인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도 달라집니다. 폐렴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고령자, 만성 질환자에게 더 자주 나타나며 이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질병이 될 수 있습니다. 질환의 초기 증상은 감기나 기관지염과 유사하게 시작되므로 일반 감기로 오해하고 지나치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폐렴은 일반 감기보다 훨씬 더 심한 증상을 동반하며 고열, 오한, 기침, 누런 가래, 호흡곤란, 흉통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호흡 시 가슴이 쿡쿡 아픈 느낌이 들거나 숨쉬기가 힘들다면 이는 폐렴으로 인한 흉막 자극 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영유아의 경우에는 성인처럼 명확히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므로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숨을 가쁘게 쉬거나 콧구멍을 벌렁이며 호흡을 하거나 평소보다 식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기운이 없어 보인다면 폐렴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심할 경우 입술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때는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폐렴의 원인균 중 가장 흔한 것은 폐렴구균이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폐렴구균 백신이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백신에는 PCV13(13가 단백결합 백신)과 PPSV23(23가 다당 백신)이 있으며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히 접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바이러스들 예를 들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등도 폐렴 발생의 주요 원인이므로 해당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 역시 폐렴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며 세균성 폐렴에는 항생제를, 바이러스성 폐렴에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합니다. 증상이 가볍다면 외래 치료로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 곤란, 전신 쇠약감이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하여 산소 치료나 수액 요법, 정맥 주사 등을 통해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고령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폐렴이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감염 경로는 대부분 비말, 즉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에 퍼지는 침방울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 예절 준수 등의 개인위생 관리가 폐렴 예방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실내 환기와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 또한 면역력 향상과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영유아, 특히 생후 6개월 이하의 아기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질환 중 하나입니다.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세기관지염)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아기들이 매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특히 늦가을부터 이듬해 초봄까지의 계절에 유행하는 경향이 있어 이 시기에는 영유아의 호흡기 증상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게 코막힘, 콧물, 기침, 미열 등이 주를 이루며 비교적 경미하게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아기들은 빠르게 증상이 악화되어 호흡곤란, 천명(쌕쌕거림), 심지어 무호흡 증상까지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폐나 면역 기능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미숙아,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기, 또는 만성 폐질환이나 면역저하 상태에 있는 영유아의 경우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호흡기 비말뿐만 아니라 손이나 문고리, 장난감, 침구류와 같은 물건 표면을 통해서도 쉽게 전파되며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높아 감염력이 매우 강합니다. 따라서 가족 중 한 명이 감기와 같은 증상을 보이더라도 아기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영아가 감염되었을 경우, 형제나 조부모 등 다른 가족에게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가정 내 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완치할 수 있는 특정 항바이러스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치료는 주로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춘 보존적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충분한 수분 공급과 콧물 흡입, 실내 습도 유지 등의 대증 치료만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호흡이 힘들거나 탈수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하여 산소 공급, 수액 치료, 기도 관리 등의 집중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위험군 아기를 위한 예방 조치로 예방 항체 주사인 '니르세비맙'이 도입되어 일부 미숙아, 심장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에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증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모든 아기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고위험군에 한정된 예방책이기 때문에 감염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관리가 여전히 매우 중요합니다. 예방법으로는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사람이 많은 공간을 피하며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침 예절을 지키고 아이가 사용하는 물건은 자주 소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유행 시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라 하더라도 아기에게 증상이 나타날 경우 조기에 소아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