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견은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점차 감소하고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으로 중년층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특히 별다른 외상이 없었음에도 팔이 안 올라가는 증상이 있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관절낭 유착으로 인한 병리적 변화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결견의 정의와 관절낭의 병리학적 변화 과정, 진행 단계를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동결견 정의
동결견, 의학적으로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조직이 점차 두꺼워지고 유착되면서 관절의 움직임이 심하게 제한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관절 자체, 즉 뼈나 연골, 힘줄에 뚜렷한 구조적 손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부조직인 관절낭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면서 마치 얼어붙은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는 명칭으로 불립니다. 주요 증상은 초기에는 점점 심해지는 통증으로 시작되며 이후에는 어깨를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운동 범위가 제한되는데 특히 팔을 옆으로 드는 외전 동작이나 팔을 밖으로 돌리는 외회전 동작에서 큰 제한을 보입니다. 주로 40~60대에서 흔히 나타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약 2~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지만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경우 유병률이 10~20%로 훨씬 높아지며 특히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결견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자발성과 이차성으로 나뉩니다. 자발성 동결견은 뚜렷한 원인이 없이 서서히 발생하는 경우로 평소 건강했던 사람에게도 예고 없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차성 동결견은 외상이나 어깨 수술 이후 혹은 뇌졸중 등의 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팔이나 어깨를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내과적 질환 중에서도 당뇨병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내과 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어깨 관절 주변 조직의 염증 반응이 더 쉽게 발생하거나 치유가 더디게 진행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동결견은 단순한 어깨 통증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팔을 들어 올리거나 옷을 입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통해 어깨의 움직임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이며 특히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사전에 어깨를 꾸준히 사용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관절낭의 병리학적 변화
동결견의 중심적인 병리학적 변화는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낭의 염증과 이로 인한 섬유화 및 유착 현상입니다. 정상적인 관절낭은 매우 얇고 유연하며 윤활액을 분비해 관절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도와주는 동시에 관절 공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동결견이 발생하면 이러한 정상적인 관절낭이 병리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며 다양한 복합적인 과정이 진행됩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염증과 혈관 증식입니다. 초기에는 관절낭 내에 미세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이 분비되며 조직 내 혈관이 새롭게 생성되는 혈관신생이 촉진됩니다. 이 과정에서 염증세포들이 관절낭 조직으로 유입되면서 염증 반응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됩니다. 이어서 염증 반응에 자극받은 섬유모세포가 과활성화되어 콜라겐을 과도하게 생성하게 됩니다. 이 과도한 콜라겐 침착은 관절낭의 두께를 증가시키고 점차 탄성과 유연성을 잃게 만들어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이러한 섬유화는 단순히 조직이 두꺼워지는 데 그치지 않고 관절낭 내부에서 조직 간 접착이 발생하는 유착 현상으로 이어집니다. 즉, 원래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움직여야 할 조직들이 서로 들러붙게 되면서 관절낭이 수축되고 그 결과 어깨의 가동 범위가 극도로 제한됩니다. 특히 외회전과 외전과 같은 동작에서 먼저 움직임 제한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굴곡, 신전, 내회전 등 모든 방향의 운동이 제한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이와 함께 관절강 내 압력도 점차 상승하게 됩니다. 섬유화와 유착으로 인해 관절 공간이 줄어들면서 관절낭 내부의 윤활액 생성이 감소하고 이는 관절 내 마찰 증가와 동시에 통증 유발 물질의 축적을 야기하게 됩니다. 특히, 이러한 압력 상승과 염증 물질의 축적은 야간 통증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며 많은 환자들이 수면 중 어깨 통증으로 인해 수면 장애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동결견은 단순한 염증성 질환을 넘어서 조직의 구조적인 변형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시간 경과에 따라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물리치료만으로는 개선이 어렵고 정밀한 진단과 단계별 맞춤 치료가 요구되는 복합적 병리 상태입니다. 따라서,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관절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진행 단계
동결견은 증상의 양상과 조직의 병리학적 변화를 기준으로 보통 세 단계로 나눠 설명되며 각 단계마다 환자가 겪는 통증의 강도와 관절 움직임의 제한 정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 질환은 전체 회복까지 1~2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는 만성적인 경과를 가지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어깨 기능이 장기간 제한되거나 영구적인 운동 범위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계별 이해와 조기 개입이 매우 중요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동통기로 보통 발병 후 2~9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이 시기는 관절낭에 염증이 활발히 발생하는 시기로 통증이 가장 심하며 특히 야간통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관절낭은 점차 두꺼워지며 미세한 섬유화가 시작되고 아직 가동 범위는 유지되는 경우가 있으나 점차 움직임 제한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통증은 특히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릴 때 심하게 느껴지며 일상생활에서 점차 불편함이 커지게 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동결기로 약 4~12개월간 지속될 수 있으며 이 시기에는 통증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관절의 운동 제한이 극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관절낭 내부에서는 섬유화가 더 진행되어 조직 간 유착이 심화되며 관절강의 공간은 현저히 좁아집니다. 이로 인해 외회전, 외전, 내회전 등 어깨의 대부분의 움직임이 제한되며 셔츠 입기, 머리 감기, 등을 긁는 등의 일상적인 동작조차 어려워집니다. 이 시기에는 통증보다는 기능 장애가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마지막은 해빙기로 증상 발생 후 6개월에서 24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통증이 현저히 줄어들고 점차적으로 관절의 움직임이 회복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섬유화 된 조직이 천천히 재구조화되고 유착되었던 부위들이 점차 풀리면서 가동 범위가 회복됩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서 완전한 회복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일부 환자는 약간의 운동 제한이나 불편함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적극적인 재활 운동과 물리치료를 통해 남은 가동 범위를 최대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동결견은 특정 시점에 급성으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고 회복되는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통증 조절과 염증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중기에는 운동 제한에 대한 치료와 재활이 중심이 되며 회복기에는 관절 기능을 최대한 되살리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조기 발견과 단계에 맞는 치료 계획 수립이 장기적인 어깨 기능 회복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