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은 매우 희귀한 만성 진행성 뇌혈관질환으로 뇌의 주요 동맥이 서서히 막히면서 혈류가 감소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성된 가느다란 혈관망이 마치 연기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낮지만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모야모야병의 병태생리, 예후, 치료에 대해 전문적인 관점에서 깊이 있게 다루어보겠습니다.
모야모야병의 병태생리
모야모야병은 뇌의 기저부에 위치한 내경동맥 말단 부위에서 시작되는 만성적이고 진행적인 혈관 폐쇄 질환입니다. 이 부위의 혈관이 점차 좁아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 이에 따라 뇌는 스스로 부족한 혈류를 보완하기 위해 가느다란 새로운 혈관들을 생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형성된 혈관들은 매우 얇고 불안정하여 출혈의 위험이 높고 뇌혈류가 부족해짐에 따라 일과성 허혈 발작이나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뇌출혈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RNF213 유전자 변이는 이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한국과 일본인에게서 이 유전자 변이의 빈도가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유전적 특징은 해당 국가들에서 모야모야병의 발병률이 비교적 높은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환자분마다 질환의 진행 속도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분들은 비교적 천천히 병이 진행되지만 일부는 갑작스럽고 빠르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환자의 경우 성장기에 뇌혈류 요구량이 많기 때문에 증상이 조기에 발현되는 경향이 있으며 반면에 성인 환자에서는 뇌출혈로 처음 진단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모야모야병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후
모야모야병의 예후는 환자분의 연령, 증상의 양상, 그리고 치료 시기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질환이 조기에 진단되어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으신 경우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실 수 있으며 신경학적 기능의 보존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거나 이미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한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 환자분들께서는 반복적인 허혈 발작으로 인해 인지기능 저하나 학습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성장과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반면 성인 환자분들께서는 뇌출혈이 더 흔하게 나타나는 주요 증상으로 작용하여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중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모야모야병은 치료 후에도 완치보다는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증상을 조절하는 데에 치료의 목적이 있습니다. 혈류를 개선하기 위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질병의 재발 가능성이 낮아지고 장기적인 예후도 향상될 수 있으나 혈류 개선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존 증상이 반복되거나 새로운 혈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뇌 영상 검사(MRI, MRA)와 신경학적 평가를 통해 질환의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고 변화가 있을 경우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과도한 스트레스, 과로, 탈수 등을 피하시고 뇌혈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의료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치료 방향을 조율하고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받으시는 것이 예후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치료
모야모야병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보존적 치료로 나뉘며 환자분의 연령, 증상의 정도, 뇌혈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 방침이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만으로는 뇌혈류를 충분히 개선하기 어려우므로 증상이 있거나 영상 검사상 뇌혈류의 저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권장됩니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으로는 직접 혈관 문합술과 간접 혈관 재건술이 있습니다. 직접 혈관 문합술은 주로 STA-MCA 우회술로 불리며 측두동맥을 대뇌동맥에 직접 연결하여 수술 직후부터 즉각적인 혈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고도의 숙련도를 요구하는 수술로 출혈이나 혈관 손상 등 합병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의 집도가 필요합니다. 반면, 간접 혈관 재건술은 뇌 표면에 혈류가 풍부한 조직을 덮어줌으로써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EDAS, EMS, EDAMS 등이 있으며 특히 소아 환자에게 자주 시행되고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수술은 직접적인 혈관 연결이 없어 시술의 부담은 덜하지만 혈류 개선이 서서히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보존적 치료는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나 초기 환자에게 적용되며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 등을 사용하여 혈전 형성을 억제하고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이와 함께 생활 습관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나 과로, 탈수를 피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는 근본적인 병리 기전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치료 후에는 지속적인 영상 검사와 신경학적 평가를 통해 병의 진행을 관찰하고 필요시 추가적인 치료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 병원마다 수술 기술과 치료 경험에 차이가 있으므로 모야모야병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